최근 전국적으로 학교폭력의 심각한 실태가 잇달아 보도되었다. 학교폭력 중에서 신체폭력과 함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언어폭력이다. 명백하게 물리적인 폭행이 가해지는 신체폭력과 달리, 언어폭력은 비가시적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으나 당하는 사람에게는 큰 정신적 고통일 수 있다. 이에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언어순화 노력을 모색해 보자.
청소년 91.4% 매일 욕설 쓰고 73%가 초등학생때 처음 사용
먼저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 실태를 살펴봅시다. 2011년 9월 국립국어원이 전국 14~19세 청소년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욕설사용 실태’ 설문에 따르면, '하루에 얼마나 욕설을 자주 하는가'라는 물음에 '하루 10번 이상(22.1%)' '하루 3~9번 정도(30.4%)'라는 답변이 절반가량 차지했다. '하루 1~2번 정도'는 38.9%였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8.6%에 그쳤다. 즉 청소년의 10명중 9명은 매일 욕을 사용하는 셈이다. 또한 욕설을 처음 사용한 시기는 응답자의 73%가 '초등학교 때부터'라고 답해 욕설을 접하는 시기가 점차 어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왜 청소년들은 욕설을 사용할까. 학생들이 욕설을 하는 이유는 '멋있어 보이고 재미있다' '친구끼리 친근감 표시' '습관' '화나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욕설이 진짜 나쁜 의도를 담은 경우도 있지만 또래간 친근감의 표시도 많다고 본다. 청소년기에는 또래집단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 욕을 하지 않으면 무시당하거나 그룹에 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욕설은 자신이 세다는 것을 알리는 도구일 수 있다.
욕설 뜻 제대로 모른채 써… 가정·학교서 해로움 인식시키고 해소 노력을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이런 욕설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일까. 욕설을 하는 청소년이 실상 그 뜻을 아는 학생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쁜 말이라는 자각없이 습관처럼 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국어원 ‘청소년 언어 사용 실태 조사’(2010)에서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욕설인 ‘존X’에 대해 ‘매우’와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 2,418명중 61%로 가장 많았고, ‘성(性)과 관련하여 비하하는 뜻’이 27%’. ‘말 중간에 의미없이 사용하는 감탄사’가 5%’, 무슨 뜻인지 모른다’가 7% 순이었다. 청소년들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씨X’ ‘존X’는 둘 다 성적인 것을 저속하게 비하하는 욕이지만, 청소년은 ‘매우’라는 수식어 정도로 생각하고 사용 한다는 것이다.
한편 욕설사용의 파급효과에서 청소년들의 욕설은 발화자와 수신자간의 물리적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욕설을 들었을 때 응답자의 절반가량(44%)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답했고, 자신도 욕설을 발화하고 싶은 기분은 이보다 더 증가했다(60%).
그렇다면 욕설사용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학교-가정-사회가 청소년 욕설 사용 실태가 심각함을 인식하고 언어 문화 개선 노력을 펼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에게 욕설이 원래 어떤 의미인지, 욕설사용이 얼마나 해로운지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정부차원에서 청소년 유해매체·환경에 적극 대응하면서 사회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청소년 언어순화·인성교육 관련 홍보 콘텐츠 개발·보급, “청소년 언어순화 캠페인”, “좋은 인터넷 사용습관 키우기 캠페인” 등이 더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는 교사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올바른 언어습관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욕설문화 추방 등 프로그램 개발·보급이 적극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도 맞춤형 부모교육을 실시하여 부모들이 자녀를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도록 돕고, 자녀와의 효과적인 대화법 교육시 자녀 언어순화 관련 프로그램들이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정 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