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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52 new things

여기 영국 런던에 사는 한 남자가 있다. 어느 날, 손 하나만 까딱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너무나 편리하지만 단조로운 삶이 지루해졌다. 그래서 그는, 단순하면서 엉뚱하지만 새롭고 도전적인 일을 한번 해보기로 결심한다. 1년 동안 매주 새로운 일 하기. “52 new things”라는 프로젝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 365일 열두 달 동안 우리가 하는 ‘전혀 새로운’ 일은 얼마나 될까? 매일은커녕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전에 해 본적 없는 새로운 일이라는 걸 하고 있을까?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닉 소프는 일주일에 딱 한가지씩만이라도 새로운 일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리하여 탄생한 52가지 새로운 일 리스트는 대강 이렇다. ‘비데 사용하기’부터 ‘수염 기르기’ ‘외곽순환도로 타기’ ‘가장 매운 카레 도전’ ‘오토바이 타기’, ‘목공예’, ‘춤배우기’....... 어떤가? 새로운 도전이라기에는 좀 시시해 보이는가? 또 다른 목록을 보자. ‘초상화 그리기’, ‘닥터피시 체험’, ‘라식수술’, ‘할아버지에게 전화하기’, ‘봉사활동’, ‘혼자 해보기’. 아, 여전히 사소하다. 또 있다(아직 멀었다. 52가지나 되니까). ‘클럽가기’, ‘수제맥주 만들기’, ‘텔레비전 끄기’, ‘집까지 걷기’.........
이제 독자들은 닉 소프의 리스트를 쓸데없이 길게 나열하는 필자의 의도를 조금 눈치 채셨을 것이다. 그렇다. 중요한 건 거창한 일이 아니다. 작고 사소하지만 나에게만은 새로운 일. 오히려 너무나 사소해서 일상 속에 지나치기 십상인 것들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소프는 이렇게 작고 사소한 것들을 통해 달라진 자신을 발견한다.
경험이 감각과 인식을 새롭게 만들고 그동안 알아보지 못한 세상의 이면을 보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할아버지에게 매주 전화하고 찾아가는 과정(‘할아버지에게 전화하기’)은 노인은 멋지고 현명한 존재며 결정적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머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학교 때 억지로 했던 것 외에는 성인이 되어서는 한번 도 해 본적 없었던 봉사활동을 시작함으로써 누군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족감과 개인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봉사활동’). 소름끼치게 싫었던 춤추기를 통해(‘춤 배우기’) ‘나를 내려놓는 행복’이라는 게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닉 소프는 이렇게 새로운 일 52가지와 이를 통해 얻은 느낌, 재미, 사소한 변화, 달라진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 목록을 독자를 통해 받기도 했다. 그의 도전에 자극 받은 다른 사람들 역시 여러 가지 방법으로 52가지 새로운 일들에 도전했고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지난 2015년 발간된 <나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닉 소프 지음|김영옥 옮김|어언무미)라는 책을 통해 들어 볼 수 있다.


< 글 닉 소프 | 옮긴이 김영옥 | 어언무미 >

"나는 춤에는 전혀 일가견이 없다. 그냥 살짝 서툴다는 뜻이 아니라 완전히 진저리 칠 정도로 못 춘다는 말이다. 나는 리듬 감각이 없고 전체적인 협응력 자체가 부족하며 공간지각력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중략) 언제 다시 아프리카 댄스 수업에 참석할지는 모르겠으나 그 경험은 진짜 신의 계시였다. 그 경험으로 나는 마음속 깊이 내재한 두려움과 불안감에 직면했고 내 모든 완함이나 자기불신 같은 감정을 버릴 수 있었다. 낯선 이들 앞에서 즐거움을 위해 춤추는 행위는 자신을 놓아버리는 일이며 정상적인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아무리 추천해도 충분하지 않다."

― 16th week 춤 배우기 中 p.87~91

"대신 당신은 에펠탑에서 햇살이 비치는 찰나에 찍은 셀피, 지하철 표지판 앞에서 각도를 잘 맞춰 찍은 사진을 세상 사람들에게 내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거짓에 불과하다. 사실은 모두들 당신처럼 남들이 무엇을 누구와 어디서 하는지를 알고 싶어 안달내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혼자하기의 장점이다. 소셜 미디어와 드넓어진 사회가 우리 삶에 주입시킨 근심, 우울, 남보다 한수 앞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당신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바로 혼자하기다. 막 던지는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이 혼자 영화를 보러가기로 결심한다는 건 엄청난 자유를 의미한다."

― 44th week 혼자하기 p.238~243

흔히들 ‘그날이 그날’이라고 말한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을 게 뻔한 내일. 코로나 때문에 그나마 일상의 작은 기쁨마저도 멀어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한번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날이 그날이 아닌 새로운 오늘 말이다._KYCI

사족
닉 소프에 자극 받은 필자도 52가지 새로운 도전 실천 중입니다. 살짝 공개하면 뭐 이런 것들 하는 중이라지요. ‘새벽 두시에 산책해보기(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놀랐습니다! 물론 대부분 취객입니다)’, ‘매일 같은 옷 입고 출근하기(밤새 놀고 그대로 출근한 걸로 오해받기 십상)’, ‘매일 새로운 사람과 점심 먹기(실패했습니다. 직원이 100명인데 주 5일 채우기가 힘들더군요.ㅠㅠ)’

닉 소프의 영향을 받아 도전한 다른 이들의 이야기 들어보기
52things52weeks.wordpress.com
trish52newthings.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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