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국무총리 청소년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서 어떤 정책을 펴실 예정인지요.

금년에는 이미 육성과 보호의 예산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 데다 복지부분도 통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사회환경변화에 재빨리 부응 . 대처할 수 있는 청소년정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청소년위원회에서는 청소년위기 안전망 구축작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청소년복지를 예전의 구호수준에서 위기 대처 부분으로 확대해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육성 보호 측면에서는 ‘1522 희망 프로젝트’로 명명된 방과후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돌봄과 학습지원, 특기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수련관, 문화의 집, 복지관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시범사업을 하고 이를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생각이지요. 현재 교육부에서 방과후 시범학교를 운영중이지만 학교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고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여건을 마련해 줄 수도 없다고 봅니다. 또한 청소년자원봉사 인증제를 마련하고 청소년 프로그램을 고급화하고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도 저희가 추진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2.구체적인 세부계획을 밝혀 주십시오.

지역에 있는 상담센터와 보호지원센터를 청소년종합지원센터로 통합, 지역사회에서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을 때 인력과 재정을 지원하고 기존에 있던 모든 청소년의 전화를 청소년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1388로 통합, 운영할 예정입니다. 저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의 자기 문제를 풀기 위한 첫 관문이 바로 상담이라고 생각하며 그 문을 두드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을 같이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정부 차원에서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상담 시스템을 마련해서 해주고 싶습니다. 1388로 전화를 하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해주겠다는 약속을 대대적으로 홍보해나갈 예정이며 위기청소년들이 도움을 요청해오면 맞춤서비스를 베풀 여러 방안들을 강구하겠습니다. 본인, 학교, 지역사회, 부모, 친척 중 누구에게 문제가 있는지를 연구해보면서 상담도 해주고 그들을 구해주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인데 가령 부모에게 문제가 있다면 부모와 일단 떼어놓고 새 가정을 만들어주고 케어하며(위기청소년 그룹홈) 학교에 다니고 싶다면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학교적응을 못하면 대안학교에 보내주고 직업교육을 원하면 직업교육을 시켜주는 것입니다. 어떤 환경에 처해있든 청소년들이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동반자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지요. 우선 심리적 케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청소년상담사를 중심(50%)으로 하지만 사회복지사(10%), 직업상담사(10%) 청소년지도자(20%) 등 다양한 인력을 구축,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그 아이가 어떤 사람을 필요로 하는가를 파악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예정인데 이런 동반자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증을 가진 각 분야 청소년 전문가들의 취업을 상당히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3.타 부처의 청소년관련 업무들과의 공조에 대한 구상은? 통합기구로서 부처 이기주의를 뛰어넘는 청소년정책이
필요하고 청소년위원회가 중심축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청소년위원회의 역할은 19개 부처 청소년정책의 총괄 조정과 독자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정책을 펼치는 것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현재 정책총괄과에서 19개 부처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검토중인데 그것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건의 토론 등의 작업을 할 생각이지요. 우선 지난 6월에는 노동부 교육부 경찰청 청소년위원회가 공동으로 근로청소년보호종합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게임 등 사이버세상에서의 청소년범죄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아지고 있어 정보통신부와 그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 것도 구상중입니다. 지난번에는 관계기관정책협의회를 통해 법무부, 경찰청, 청소년위원회 등이 학교폭력문제를 논의했지요. 청소년범죄가 많은데 다 구속시킬 수 없으므로 성매매, 폭력 등 범죄와 연관된 청소년들을 일정 교육프로그램을 거쳐야 훈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빨리 만들어내자는 의견이 도출되어 이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만들어 낼 것입니다.

4.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등 청소년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 오시면서 청소년들을
많이 접해보셨을 텐데 우리 청소년들의 강점과 고쳐야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공부에 찌들려 그렇지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면 굉장히 창의적이고 다이나믹합니다. 이시형 박사의 말대로 그 다이나믹한 힘 때문에 폭력도 발생하는 거지요. 그 힘을 발산할 분출구가 없고 끊임없는 획일화와 비생산적인 경쟁으로 몰고 가는 것이 청소년들을 폭력적으로 분출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에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를 만들자마자 월드컵이 열렸는데 거리를 누비면서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보기 좋던지... 학교폭력 자체가 그때는 한 건도 없었지요. 그런 거대한 힘이 청소년임을 느꼈고 “아, 바로 이것이다” 하는 희망과 함께 청소년 정책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국 청소년지도자들이 요즘 많이 찾아오는데 얼마전 온 일본지도자들에게 우리 청소년들이 두발.교복 자유화 때문에 광화문에서 촛불시위한다고 했더니 일본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일이라며 놀라더군요. 그런 문제까지도 스스로 해결해보려는 의지가 있다니 대단하다구요. 또 인터넷 상의 문제도 있지만 건강하게 자신들의 의사 발표의 장을 마련해내는 청소년들도 많은데 그런 힘들을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뽑아내고 발산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약점은 사이버세상 속에서만 살고 사회성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폭력적이고 비뚤어진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도 어른들이 만들어낸 조각품이지 청소년의 문제라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지나친 경쟁을 강조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요 등 어른들이 만든 환경 탓이죠. 얼마전 군부대의 총기난사 사건도 사회성부족 때문에 온 건데 앞으로 이것 때문에 큰 문제가 나타나리라 봅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사회성 부족한 아이들을 고쳐서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도 현재 없습니다. 아이들은 싫으면 그냥 안 놀아 버리고 왕따시킵니다. 아이들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데 어른들이 역할을 많이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수련원이 활발히 운영되어야 하는데 학교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수련원이 텅텅 비는 상태니 문제가 심각합니다. 교육부와 논의해볼 생각입니다.

5.나무나 바람, 물, 공기도 결이 있듯 청소년들도 결이 있는데 부모가 자식이 가진 고유의 결을 찾지 못해 갈등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만...

외국의 경우 2050년 우리 아이들,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살지에 대해 미래예측을 하고 있고 ‘세계의 미래회’라는 단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미래예측을 너무 못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게 부모 살아온 시대에 대한 강요나 강조라고 들었습니다만, 당장에 급급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직업의 종류가 외국에서는 해마다 수백, 수천가지 늘어나고 있다는데 부모들은 이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청소년위원회가 굉장히 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자 직업외에는 기억 못하는 부모들에게 다양한 직업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하니까요. ‘10년 후 20년 후 무엇이 우리 사회를 먹여살릴 산업인가’를 모색해보는 심포지엄도 구상해볼 계획입니다.

6.한국청소년상담원에 대해 갖는 기대와 더 역점을 두어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십시오.

저는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선생님들은 상담전문가로서 능력과 헌신성이 뛰어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만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하고 그에 부응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사람있는 곳에 상담 있다’는 자세로 일해 주십시오. 30년전 미국에서 ‘다방교회’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교회도 산으로, 들로, 다방으로 사람있는 곳으로 찾아가 예배를 보는 세상입니다. 상담도 이제 세계적으로 생활 속속들이 파고 드는 추세이니만큼 ‘오십시오’가 아니라 ‘어디 계십니까. 제가 찾아가겠습니다’ 하고 필요한 사람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될 것입니다.
얼마전 경찰청 회의에서 학교폭력 담화문을 발표할 때 저는 본인이 경찰서나 파출소로 와서 직접 신고하는 대목에서 반대를 했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죠. 전화나 인터넷 신고도 가능하게 하고 부모와도 함께 와도 좋다고 하고 신고를 하는 즉시 경찰이 찾아가고... 상담원들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찾아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더 가치있는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즉시 그 가정에 가서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보아야 진짜 상담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바로 판단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를 알려주는 그런 상담자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달팽이처럼 집을 지고 다니는 사람이 상담원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